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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 영하의 도시가 거대한 겨울 놀이터가 된다

by mjtutor 2026. 10. 5.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

캐나다의 겨울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끝없이 쌓이는 눈, 얼어붙은 강, 두꺼운 패딩과 털모자, 그리고 영하로 내려가는 차가운 날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캐나다 퀘벡시티에서는 바로 그 추위와 눈, 얼음이 가장 중요한 축제의 재료가 됩니다.

매년 겨울이 찾아오면 캐나다 퀘벡에서는 퀘벡 윈터 카니발(Québec Winter Carnival, Carnaval de Québec)이 열립니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조형물, 거대한 얼음 궁전,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카누 경주, 눈 속으로 뛰어드는 이색 체험까지 평범한 겨울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도시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특히 이 축제에서 흥미로운 점은 추위를 피하려고 실내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거리로 나와 추위 자체를 하나의 놀이와 문화로 즐깁니다.

그래서 퀘벡 윈터 카니발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이런 말이 잘 어울립니다.

“영하의 도시가 거대한 겨울 놀이터가 된다.”

 

1. 혹독한 겨울을 축제로 바꾼 퀘벡 윈터 카니발의 역사

퀘벡 윈터 카니발을 이해하려면 먼저 퀘벡시티의 겨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퀘벡시티는 캐나다에서도 겨울의 존재감이 강한 도시입니다. 겨울이 길고 눈과 추위가 일상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에게 겨울은 단순히 지나가야 하는 계절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겨울을 즐기고 공동체가 함께 모이는 문화가 발전해 왔습니다.

실제로 퀘벡시티에서는 이미 1894년에 대규모 겨울 카니발이 열렸습니다. 이후 세계대전과 경제대공황 등의 영향으로 축제가 중단되거나 간헐적으로 열리기도 했지만, 1950년대에 다시 겨울 축제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현대적인 형태의 퀘벡 윈터 카니발은 1955년 처음 개최됐습니다. 당시에는 겨울철 관광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목적도 중요한 배경이었습니다.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도 퀘벡시티를 찾도록 만들고, 지역 전체를 활기차게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본옴 카니발(Bonhomme Carnaval)입니다.

하얀 눈사람 같은 모습을 하고 빨간 모자와 전통적인 화살무늬 허리띠를 두른 캐릭터인데, 단순한 마스코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옴은 현대적인 퀘벡 윈터 카니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본옴은 1954년 퀘벡시티에 등장했고, 1955년 첫 현대적 카니발과 함께 대중에게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퀘벡시티 시장은 본옴에게 상징적인 ‘도시의 열쇠’를 전달했고, 이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옴 카니발

본옴의 외형을 보면 퀘벡의 겨울 문화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빨간 모자, 따뜻한 겨울옷, 그리고 허리에 두른 화살무늬 띠는 퀘벡의 전통적인 겨울 이미지와 연결됩니다. 특히 화살무늬 허리띠(arrow sash)는 퀘벡의 전통문화와 관련된 상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이 띠는 추운 날씨에 외투를 몸에 단단히 고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물건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퀘벡의 전통과 축제를 상징하는 요소가 됐습니다. 퀘벡 윈터 카니발에서는 참가자들이 이 전통적인 띠를 착용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퀘벡 윈터 카니발은 단순히 눈이 많이 오는 곳에서 열리는 겨울 이벤트가 아닙니다.

퀘벡 사람들이 자신들의 겨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즐기는지를 보여주는 문화 행사에 가깝습니다.

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집 안으로 숨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밖으로 나와 눈과 얼음을 활용해 새로운 놀이와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발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겨울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2. 얼음 궁전부터 눈 조각, 얼음 카누까지 도시 전체가 겨울 놀이터가 된다

퀘벡 윈터 카니발의 가장 큰 매력은 눈과 얼음이 단순한 자연환경이 아니라 축제를 구성하는 핵심 재료라는 점입니다.

가장 상징적인 장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본옴의 얼음 궁전(Bonhomme’s Ice Palace)입니다.

이름 그대로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궁전입니다. 매년 축제 기간에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지며 퀘벡 윈터 카니발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 됩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얼음 블록을 이용해 건설되며, 매년 새로운 형태로 선보입니다.

일반적인 관광지라면 궁전은 돌이나 벽돌, 콘크리트 같은 단단한 재료로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퀘벡에서는 다릅니다.

얼음으로 궁전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이 직접 찾아가 구경하고 축제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얼음 궁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볼거리는 얼음 조각과 눈 조각입니다.

눈과 얼음은 시간이 지나면 녹아 사라지는 재료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조각품과는 조금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조각가가 아무리 정교하게 작품을 만들어도 결국 계절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 카니발에서 만나는 조각 작품은 ‘영원히 보존되는 예술품’이라기보다 한 계절에만 존재하는 겨울 예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퀘벡 윈터 카니발에서는 지역 예술가뿐 아니라 다양한 조각가들이 참여해 겨울과 퀘벡의 문화적 요소를 주제로 작품을 선보입니다. 공식 관광 자료에서도 얼음과 눈 조각 전시를 축제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퀘벡 윈터 카니발에는 눈과 얼음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 활동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얼음 카누 경주(Ice Canoe Race)입니다.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카누는 물 위에서 타는 배인데, 얼음 카누라니?”

그런데 퀘벡에서는 실제로 세인트로렌스강의 얼어붙은 구간과 물이 섞인 환경을 통과하는 카누 경주가 열립니다.

선수들은 일반적인 강에서 카누를 타듯 편안하게 노를 젓는 것이 아니라, 얼음과 물이 뒤섞인 거친 환경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 경주는 퀘벡 윈터 카니발의 대표적인 행사 가운데 하나이며, 여러 팀이 참가해 경쟁합니다. 경기에는 오픈 엘리트, 여성 엘리트, 혼성 엘리트, 스포츠 등의 부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눈 목욕(Snow Bath)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활동인지 궁금해집니다.

참가자들이 수영복과 겨울용 신발 정도만 착용한 채 야외의 눈 속으로 뛰어드는 체험입니다. 말 그대로 추운 겨울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행사입니다.

한국에서 한겨울에 눈이 쌓인 곳을 보면 대부분 “춥겠다”라고 생각할 텐데, 퀘벡에서는 “눈 속에 한번 뛰어들어 볼까?”라는 방식으로 즐기는 셈입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또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야간 퍼레이드(Night Parade)입니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 공연, 퍼레이드 차량, 캐릭터 등이 어우러져 퀘벡의 밤거리를 축제 공간으로 바꿉니다. 본옴 역시 퍼레이드에 등장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따라 행렬을 구경합니다.

낮에는 하얀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도시였다가, 밤에는 조명과 음악으로 가득한 축제장이 되는 것입니다.

[사진 삽입 위치 ⑨ — 밤에 펼쳐지는 퀘벡 윈터 카니발 야간 퍼레이드]

이 때문에 퀘벡 윈터 카니발을 방문하면 단순히 “눈을 많이 볼 수 있는 여행”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눈 조각을 보고, 얼음 궁전을 구경하고, 퍼레이드를 보고, 겨울 스포츠를 체험하고, 음악을 즐기는 종합 겨울 축제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최근 축제에서는 얼음 조각과 눈 조각뿐 아니라 음악 공연, 가족 체험, 겨울 놀이, 얼음 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3. 추위를 피하지 않고 즐기는 도시, 퀘벡이 겨울을 축제로 만드는 방법

퀘벡 윈터 카니발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추위를 이겨낸다’는 표현보다 추위를 즐기는 방식 자체를 만들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하려고 합니다.

난방이 잘되는 실내로 들어가고, 따뜻한 음식을 먹고, 두꺼운 옷을 입습니다.

물론 퀘벡 사람들도 따뜻한 곳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퀘벡 윈터 카니발이 열리는 기간만큼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갑니다.

눈이 오면 눈을 활용하고, 강이 얼면 얼음 카누 경주를 열고, 눈이 많이 쌓이면 눈 조각을 만들고, 얼음이 충분하면 궁전을 만듭니다.

겨울의 불편함을 축제의 콘텐츠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퀘벡시티의 겨울 관광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퀘벡 윈터 카니발은 1955년 현대적인 형태로 시작한 이후 퀘벡시티 겨울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도 겨울 관광을 대표하는 대형 이벤트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축제의 프로그램이 단순히 관광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퍼레이드와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얼음 조각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고, 겨울 스포츠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부터 성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겨울 체험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됩니다.

즉, 퀘벡 윈터 카니발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본옴의 얼음 궁전을 보러 가고,

누군가는 눈 조각을 사진으로 남기고,

누군가는 야간 퍼레이드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얼음 카누 경주를 관람하고,

또 누군가는 정말로 눈 속에 뛰어듭니다.

이런 다양성이 겨울 축제를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처럼 느끼게 합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부분은 퀘벡 윈터 카니발이 지역 문화와 겨울의 생활방식을 함께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본옴이라는 상징적인 캐릭터, 화살무늬 허리띠, 겨울 퍼레이드, 얼음 카누와 같은 요소들은 단순히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식만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겨울과 함께 살아온 퀘벡의 지역적 특성이 축제 속에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축제를 보고 있으면 “캐나다에서는 겨울에 이런 것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넘어, “이 사람들은 겨울이라는 계절을 이렇게 즐기는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퀘벡 윈터 카니발을 상징하는 말 중 하나는 ‘겨울을 즐기러 밖으로 나가자’는 분위기입니다.

공식 축제 소개에서도 퀘벡 윈터 카니발은 겨울과 북방 문화를 기념하는 야외 축제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최근 공식 일정에서도 10일 동안 얼음과 눈 조각, 본옴의 얼음 궁전, 야간 퍼레이드, 음악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2027년 퀘벡 윈터 카니발은 2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공식 발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캐나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단순히 여름의 푸른 풍경만 생각했다면, 한 번쯤은 겨울의 퀘벡을 떠올려볼 만합니다.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순간부터 퀘벡의 도시 풍경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평소라면 불편함으로 여겨질 눈과 얼음이 예술 작품이 되고,

강의 얼음은 스포츠 경기장이 되고,

눈밭은 놀이터가 되고,

도시의 거리는 퍼레이드 무대가 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하얀 눈사람 같은 모습의 본옴이 서 있습니다.

 

결국 퀘벡 윈터 카니발의 진짜 매력은 ‘추운 곳에서 축제를 연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추우니까 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눈이 많기 때문에 눈 조각을 만들고,

얼음이 있기 때문에 얼음 궁전을 만들고,

강이 얼기 때문에 얼음 카누를 타고,

겨울밤이 길기 때문에 조명과 음악으로 야간 퍼레이드를 즐깁니다.

그래서 이 축제에서는 겨울이 장애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축제의 주인공이 됩니다.

영하의 날씨가 찾아오면 도시가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활기를 띠는 곳.

바로 그것이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이 보여주는 가장 독특한 풍경입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고 나면 ‘캐나다의 겨울은 춥다’라는 단순한 표현보다 조금 더 재미있는 말이 떠오릅니다.

“캐나다 퀘벡에서는 추위마저 축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