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축제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는 축제가 있는가 하면, 악마 복장을 한 사람이 아기들이 누워 있는 매트 위를 뛰어넘는 전통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는 이보다 더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는 축제가 있습니다.
바로 치즈 하나를 잡기 위해 가파른 언덕을 사람들이 전력으로 뛰어 내려가는 축제, 영국의 치즈 롤링 축제(Cooper’s Hill Cheese-Rolling)입니다.
축제의 모습은 간단합니다.
언덕 꼭대기에 둥근 치즈 하나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출발 신호와 함께 치즈를 굴립니다.
그러면 참가자들이 치즈를 따라 언덕 아래로 달려 내려갑니다.
문제는 이 언덕이 평평한 운동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축제가 열리는 곳은 영국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의 쿠퍼스 힐(Cooper’s Hill)입니다. 상당히 가파른 경사와 울퉁불퉁한 지형 때문에 참가자들은 정상적으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곳을 전력으로 뛰어 내려가야 합니다.
치즈는 언덕을 빠르게 굴러 내려가고, 사람들은 그 치즈를 잡기 위해 뒤따라 뛰어듭니다.
누군가는 몇 걸음 만에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누군가는 몸을 굴리면서 언덕 아래까지 내려갑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위험한 경기에도 매년 참가자들이 모인다는 사실입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치즈 하나를 잡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치즈 롤링 축제의 유래와 경기 방식, 그리고 사람들이 이 위험한 경기에 도전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치즈 하나를 굴리는 것으로 시작된 이상한 전통, 치즈 롤링 축제의 유래
치즈 롤링 축제의 정식 명칭은 Cooper’s Hill Cheese-Rolling and Wake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핵심 장소는 쿠퍼스 힐입니다.
영국 글로스터셔 지역의 브록워스(Brockworth) 인근에 있는 이 언덕에서 오랫동안 치즈를 굴리고 사람들이 그 뒤를 쫓는 전통이 이어져 왔습니다.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축제가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지역 전통이라고 설명합니다. 치즈나 나무 다발 등을 굴리면서 언덕의 공유지 사용권을 상징하거나 봄의 시작을 기념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치즈 롤링 경기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전통은 역시 둥근 치즈를 언덕 아래로 굴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치즈일까요?
이 부분 역시 축제의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경기에서 사용되는 치즈는 일반적인 작은 치즈 덩어리가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Double Gloucester라는 영국 치즈가 사용됩니다.
둥근 형태의 치즈가 언덕 아래로 굴러가기 시작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내려갑니다.
사람이 치즈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치즈가 먼저 굴러 내려가고 사람들은 그 뒤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이 축제의 핵심적인 규칙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누가 치즈를 먼저 잡느냐가 아니라, 누가 언덕 아래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치즈는 참가자들보다 훨씬 빠르게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치즈가 먼저 아래로 내려간 뒤 참가자들이 그 뒤를 따라 내려가는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규칙 하나 때문에 축제는 엄청난 속도감을 갖게 됩니다.
출발선에서는 사람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잠시 후 치즈가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동시에 뛰어내려갑니다.
평범한 달리기 경기라면 앞으로 달리기 위해 몸을 세우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쿠퍼스 힐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경사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뛰다가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발이 땅에 제대로 닿지 않아 그대로 몸을 굴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참가자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누군가는 굴러가면서도 계속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 모습을 보는 관중들의 반응도 상당히 뜨겁습니다.
경기장이라기보다 한바탕 난리가 난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2. 치즈보다 사람이 더 빠르게 굴러간다? 쿠퍼스 힐에서 벌어지는 1초의 경쟁
치즈 롤링 축제의 진짜 매력은 경기 영상을 보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언덕 위에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앞에는 커다란 원형 치즈가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출발 순간 치즈가 언덕 아래로 굴러갑니다.
동시에 참가자들이 뛰어내려갑니다.
처음 몇 미터만 보면 평범한 달리기 경기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곧 상황이 달라집니다.
쿠퍼스 힐은 상당히 가파르고 표면도 평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정상적인 자세로 계속 달리기 어렵습니다.
발을 헛디디거나 중심을 잃는 순간 그대로 넘어집니다.
이때부터 경기는 사실상 인간과 중력의 싸움처럼 변합니다.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달리는 사람도 있고, 넘어져서 굴러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참가자는 의도적으로 몸을 낮추고 구르는 방식으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반드시 빠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디로 굴러갈지 통제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변 참가자와 충돌하거나 넘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이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승이라는 기록과 명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치즈 롤링은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참가자들에게는 상당히 진지한 경쟁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결승선에 도착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것입니다.
특히 이 축제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치즈가 사실상 경쟁의 상징이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치즈를 직접 잡는 것보다 치즈를 따라가며 먼저 결승선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우승자에게는 실제로 그 치즈가 주어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즉, 참가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 내려간 끝에 기다리는 보상이 바로 거대한 치즈 한 덩어리인 셈입니다.
이 정도만 보면 “치즈 하나 때문에 왜 이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축제 참가자들에게 치즈 자체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쿠퍼스 힐 치즈 롤링은 오랜 지역 전통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실력을 시험하는 독특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한 번 참가한 사람이 다시 도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참가했다가 다음에는 더 좋은 기록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축제에는 단순히 지역 주민만 참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 독특한 경기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고, 일부 참가자들은 직접 경기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작은 지역 전통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색 축제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상 위험입니다.
가파른 언덕을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뛰어 내려가기 때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기도 하고, 몸을 심하게 부딪히거나 굴러가면서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때문에 현장에는 의료진과 구조 인력이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즈 롤링은 재미있는 축제이지만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축제의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가 사람들이 넘어지고 구르는 모습이라는 점 자체가 이 행사의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계속 이 언덕을 찾습니다.
3. 넘어지고 구르고 또 달린다, 사람들이 치즈 롤링에 도전하는 이유
치즈 롤링 축제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질문을 합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정답은 하나가 아닐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일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지역의 전통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치즈 롤링 축제를 단순한 ‘웃긴 축제’와 다르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이 축제는 오랜 지역 전통에서 시작됐지만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이벤트가 됐습니다.
인터넷과 영상 매체가 발달하면서 축제 현장의 모습이 전 세계로 퍼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참가자들이 가파른 언덕을 정신없이 뛰어 내려가는 모습은 짧은 영상만 봐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사람이 뛰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력에 의해 사람들이 언덕 아래로 쏟아져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즈 롤링 축제는 세계의 이색 축제를 소개하는 콘텐츠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가 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상상할 때 한 가지는 기억해야 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면 재미있어 보이지만, 직접 참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데다 참가자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넘어짐과 충돌의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육상 경기처럼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치즈가 굴러가고 사람들이 한꺼번에 뛰어 내려가면서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축제를 단순히 “치즈를 잡으면 되는 경기”라고 생각하면 실제 모습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것은 중력, 속도, 균형, 운이 한꺼번에 작용하는 독특한 경쟁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한 참가자는 우승자가 됩니다.
치즈 하나를 얻기 위해 언덕을 내려왔지만, 그 순간 참가자에게 치즈는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자신이 쿠퍼스 힐을 가장 빠르게 내려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트로피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치즈 롤링 축제의 묘한 매력입니다.
보상만 놓고 보면 거대한 치즈 한 덩어리입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얻는 것은 그 이상입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험한 언덕을 달려 내려오고, 결승선에 도착하고, 자신의 이름을 우승자로 남기는 경험입니다.
그래서 이 축제를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참가자들의 엄청난 경쟁심에 놀라게 됩니다.
영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런던의 빅벤이나 버킹엄궁전,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클래식한 문화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영국에도 이렇게 독특하고 거친 지역 전통이 존재합니다.
쿠퍼스 힐에서 벌어지는 치즈 롤링 축제는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언덕 위에서 치즈 하나를 굴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 전력으로 뛰어 내려간다.
말로만 들으면 너무 단순합니다.
하지만 실제 모습을 보면 그 단순함 때문에 오히려 더 강렬합니다.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구르고, 누군가는 끝까지 달립니다.
그리고 단 몇 초 사이에 승부가 결정됩니다.
이 축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복잡한 규칙도 필요 없습니다.
거대한 경기장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가파른 언덕 하나, 둥근 치즈 하나, 그리고 치즈를 따라 뛰어 내려갈 용기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물론 안전을 생각한다면 결코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축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관람객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이보다 독특한 축제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쿠퍼스 힐 치즈 롤링 축제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행사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이라면 치즈 하나를 얻기 위해 이 가파른 언덕을 뛰어 내려갈 수 있을까?”
치즈 한 덩어리를 향해 사람들이 언덕을 질주하는 모습.
누군가에게는 황당한 장면이고, 누군가에게는 수백 년의 전통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입니다.
그래서 영국의 치즈 롤링 축제는 단순히 ‘치즈를 굴리는 행사’가 아니라, 전통과 경쟁, 위험과 재미가 한꺼번에 뒤섞인 세계적인 이색 축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